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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중서화실 어필각석 |
[뉴스서울]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박물관 지하 1층 '궁중서화' 상설전시실의 새 단장을 완료하고, 11월 11일부터 보존처리 후 처음 공개하는 '일월오봉도 병풍'과 '강남춘의도 병풍'을 비롯해, 태조의 어필각석, 선조의 어필현판, 헌종이 수집했던 인장 등 조선왕실의 품격 높은 그림과 글씨를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장품과 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인다.
조선시대 궁궐에는 공간의 성격과 사용하는 사람의 위상에 따라 다양한 그림이 장식됐다. 국왕의 권위와 존엄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는 해와 달, 다섯 개의 산봉우리, 소나무, 파도치는 물을 묘사한 그림으로, 왕의 집무 공간을 비롯해 행차하는 장소마다 놓였다. 이번에 공개하는 '일월오봉도 병풍'은 창덕궁 인정전을 장식했던 것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후 처음 관람객을 만난다. 조선시대에는 궁궐 정전(正殿)에 대형 일월오봉도가 설치됐는데, 일제강점기 창덕궁 인정전에서는 일본풍의 봉황도와 서수(瑞獸) 그림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후 1964년 인정전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했는데, 이때 걸었던 것이 바로 이번에 공개하는 '일월오봉도 병풍'이다.
'강남춘의도 병풍(江南春意圖屛風)'은 중국 양자강 이남 지역인 강남의 봄 풍경을 상상하여 그린 것이다. 강남 지역은 예로부터 수려한 산수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문화가 발달해 조선시대 문인들에게 이상적인 도시로 여겨지며 문학작품과 회화의 주된 소재가 되기도 했다. 19세기 궁중에서도 이를 주제로 한 서화 애호 풍조가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 병풍은 국립고궁박물관이 2022년 구입하여 장황(粧䌙)을 안정시키는 등의 보존처리를 거친 뒤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 전시한다.
한편, 유교 이념에 입각한 정치를 펼친 조선 왕실에서는 정신 함양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글짓기와 서예 수련을 중요시했다. 왕은 글을 통해 통치 철학을 드러내었고, 신하들과 화합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주제로 시를 짓는 등 활발한 문예활동을 했다. 왕의 글과 글씨(어제어필, 御製御筆)는 대대로 보존하며 존숭(尊崇)의 대상으로 여겼는데, 새 단장한 '궁중서화'실에서는 역대 왕들의 어필각석(御筆刻石)과 현판(懸板)도 새롭게 전시되어, 최고 통치자의 문학적 소양과 왕실 서예의 진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왕과 단어를 선택하여 어필각석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도 제공된다.
이외에도, 다채로운 문방구와 왕이 공적인 용도 외에 개인적으로 사용한 인장에서 왕실의 우아한 문예취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보소당인존(寶蘇堂印存)』은 인장에 관심이 컸던 헌종(憲宗, 재위 1834~1849년)이 선대(先代) 왕들의 인장을 수집하고 정보를 모아 간행한 것으로, ‘보소당’은 헌종의 당호(堂號)이며 그가 수집했던 인장을 ‘보소당 인장’이라 한다. 1900년 덕수궁 화재로 대부분 소실됐으나 고종(高宗, 재위 1863~1907)대에 다시 모각한 것이 전해진다. 왕의 취향이 담긴 좋은 문구가 새겨진 인장을 시전지에 찍어보는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편, 이번 새 단장을 통해 새롭게 공개되는 미디어 콘텐츠도 주목할 만하다. 전시 도입부에서는 '요지연도(瑤池宴圖)' 속 서왕모(西王母)의 연회에 초대받은 신선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관람객을 다채로운 궁중서화의 세계로 이끈다. 전시실 안쪽의 별도 공간에서는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십장생도', '연지도', '죽석도' 등의 궁중서화를 차례로 감상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궁중서화' 상설전시실 개편을 계기로 국내외에 조선시대 궁중서화의 품격과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우리 왕실유산의 가치를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전시 기획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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